▲ 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총회장 취임예배에 맞서 총회회관에서 전국 노회장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비대위원장 서창수 목사가 ‘제97회 총회 파회는 무효이고 현재 총회는
  정회된 상태’임을 강조하며, 노회장들에게 비대위 지지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노회장 99명 이어 지역협·총신 교수회 등 정상화 촉구 잇따라
“새로운 100년 시작서 ‘식물총회’ 전락 위기 벗어날 결단 필요”


제97회 총회 파회의 불법성을 지적하며 황규철 총무 해임과 총회 속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울리고 있다. 지난 총회 현장에서 총대를 중심으로 ‘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된 이후, 각 지역협의회와 노회에서 일제히 총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서와 결의문이 나오고 있다.

비대위 지지 전국적으로 확산

‘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0월 8일 오후 6시 현재 전체 140개 노회 중 비대위 지지 의사를 밝힌 노회장은 99명에 이르고, 총대들은 1362명 중 888명이 지지를 선언했다. 일각에서 노회장과 총대들의 비대위 지지 입장은 노회원 전체의 목소리가 아니기에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정기회 시간에 총대들로부터 제97회 총회 사태를 보고받은 노회원들은 비대위를 적극 지지하기로 결정하고 있다.

노회뿐이 아니다. 장로 총대들과 전국장로회연합회(회장:남승찬 장로)도 비대위 동참은 아니지만, 비대위에서 주장하는 총회 속회(비상총회 개최)와 관련자 처벌 등을 결의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한 총신대학교 신대원과 학부 교수들도 9월 27일 ‘제97회 총회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교수들은 “총회 현장에서 발생한 용역동원과 총기위협 사건은 묵과할 수 없는 만행”이라며, “이런 일들로 교수 일동은 깊은 좌절감과 자괴감을 피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들은 성명서를 통해 △총회 지도자들은 교권과 물질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교회의 순결과 거룩함을 회복하는데 앞장서라 △총회의 만행과 연관된 당사자들은 스스로 회개하고 모든 공직에서 깨끗이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 △은급부 납골당, 아이티 구제헌금, GMS 사태, 금권타락선거에 연루된 당사자들은 책임지는 처신을 하라고 촉구했다.

노회정기회 이후에 주목

비대위가 실제적인 힘을 얻을 수 있는 계기는 10월 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정기노회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회를 움직이는 실제적인 힘은 노회이기에 각 노회들이 정기회에서 비대위 지지를 결의하고 동참한다면, 총회는 새로운 국면에 돌입할 전망이다.

8일 제127회 정기회를 개최한 충남노회(노회장:박노섭 목사)는 제97회 총회 결의 결과와 함께 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조직과 결의 사항을 보고했다. 노회원들은 9일 오후회무 시간에 비대위에서 보낸 공문을 접수한 후, 비대위를 지지하고 적극 참여하기로 하고 목사 3인 장로 3인을 충남노회 대표로 비대위에 파송하도록 결의했다.

노회서기 최규욱 목사는 “노회원들은 용역을 동원하고 가스총을 흔들고 마지막까지 그렇게 파회를 결정한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 비대위를 지지하고 참여하는 것에 모든 회원이 적극 찬성했다”고 밝혔다.
남경기노회(노회장:강명호 목사) 역시 비대위 지지와 적극 협력을 결정했다. 남경기노회는 8일 정기회를 열고 비대위에서 제안한 제97회 총회 속회에 동의하면서 “속회에서 총무 해임안을 다시 다뤄야 한다. 속회가 안되고 비대위가 총무와 총회장 탄핵을 결정한다면 그것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강원노회를 비롯해 여러 노회에서 비대위 지지를 속속 결의하고 있다. 비대위를 지지하는 노회장이 99명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최소 100개 노회 이상이 정기회에서 비대위 지지를 결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총회 임원들 중 6명 이상이 회의불참을 선언했다. 여기에 100개 넘는 노회가 비대위의 결의를 따라 상비부와 특별위원회 활동을 유보하고, 상회비와 세례교인헌금 납부를 유보한다면 제97회기 총회는 ‘식물총회’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100년 파행시키나

제97회 총회 사태에 전국 교회가 잘못을 지적하고 있지만, 총회장과 총무는 표면적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총무 해임 요구는 여론몰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총회장과 현 사태에 대해 논의한 한 인사는 “총회장이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는 유흥업소 출입보다 총무 해임을 거부하는 행동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총회장에게 총회임원들과 협의해 총회실행위원을 구성하고 거기에서 총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총회장도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정준모 총회장은 몇몇 개혁적인 인사들과 논의를 하면서 이와 비슷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총회장 주위에서 황규철 총무를 지지하는 또 다른 정치 인사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로운 총회 100주년을 시작하는 제97회 총회가 파행으로 시작됐다. 현재 상태라면 총회 97회기는 신사참배를 결의한 총회와 함께 가장 치욕스런 총회로 기록될 수 있다. 정준모 총회장의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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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는 속회 없었나?

36회 총회 ‘비상정회’ 전례
정상화 비대위 ‘속회’ 요구


“총회는 파회이다. 속회는 없다.” 일부 교회법 전문가들이 제97회 총회 파회선언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고, 총회는 파회이기에 속회는 법적으로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총회는 법적으로 속회를 할 수 없고, 전례도 없는가.

1950년 4월 대구에서 제36회 총회가 열렸다. 제36회 총회는 33회 총회부터 논란이 됐던 김재준 목사 신학과 조선신학교 문제 등으로 비상정회가 선포됐다. 그리고 바로 한국전쟁이 터졌고, 전쟁 중이던 1951년 5월 부산 중앙교회에서 제36회 총회 속회가 열렸다. 이때 경남노회가 분열돼 이후 예장고신 총회로 교단이 분열하게 된다.

속회 전에 비상정회가 있었지만, “속회는 법과 전례가 없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이후 예장통합 교단과 분열할 때도 정회 후 속회 형식으로 총회 회무를 진행했다.
물론 제97회 총회가 정상적으로 파회했을 경우, 현재 총회 헌법으로 속회를 주장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파회 후 속회는 없다’는 헌법 규정이 있듯이, ‘총회 파회는 기도함과 감사함과 축도로 산회한다’는 규정도 있다.

속회가 없다는 규정은 교단 헌법에 근거하고, 가부도 묻지 않고 기도도 없이 파회한 것에 대해서는 사회법에 따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중적인 행동이다. 비대위는 이번 총회의 파회선언은 교단 헌법에 문제가 있고, 지난 제36회 총회처럼 실제적으로 ‘비상정회’ 상태로 규정하고 속회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총회장 측이나 비대위 측이나 법적으로 완벽한 상태가 아니기에 차선의 방안을 제안하기도 한다. 비대위가 총회장의 입장을 받아들여 제97회 총회 파회는 인정하되, 양측이 총회 잔무를 결정하는 총회실행위원회에서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것이다. 단 총회장은 총회실행위원회 구성을 비대위에 일임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일견 타당하지만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