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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섬 '쑥섬'개·닭 없이 고양이만 남은 섬섬 곳곳 쑥이 쑥쑥 자라고요트레킹코스 풍광에 감탄 연발원시 힐링 '시호도'무인도의 조난 상황 콘셉트입촌때 휴대폰 반납후 생활물고기 잡고 움막서 하룻밤◆ 신익수 기자의 언택트 총알여행 ◆걷기 좋은 섬, 사진 찍기 좋은 섬, 이야기 섬, 쉬기 좋은 섬, 체험의 섬까지. 튀어야 사는 시대, '튀는 섬' 열풍이다. 아직 휴가지를 놓고 '썸'을 타고 있다면 볼 것 없다. 섬캉스다. 마침 행정안전부가 '2021년 찾아가고 싶은 33개 섬'을 선정해 밀고 있다. 아, 잊을 뻔했다. 번외인 34번째 '그래도'라는 섬. 코로나19가 델타에, 델타플러스로 변신술 신공을 쓰고 버텨도, '그래도' 우리는 기어이 살아간다.◆ 고양이만 사는 반전의 섬 '쑥섬' 대한민국 유일 고양이 섬으로 불리는 쑥섬. 예부터 마을 주민들이 개와 닭의 울음소리가 불길하다고 고양이를 주로 키워 `고양이 섬`이 됐다고 한다.[사진 제공 = 고흥군청] 말도 안 된다. 모든 게 반전인 섬, 쑥섬이다. 위치는 시호도 지척. 당연히 배를 타고 간다. 그런데 특이한 게 있다. 배에 오르자마자 보이는 고양이 조형물. 쑥섬 선착장에서도, 기지개를 켜는 대형 고양이 조형물부터 눈에 띈다. 맞는다. 쑥섬의 첫 번째 반전, 고양이다. 이곳엔 그 흔한 개가 없다. 닭도 없단다. 오로지 고양이만 버티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 유일 '고양이 섬'으로 불리는 곳, 쑥섬이다.두 번째 반전은 글자 그대로 쑥이다. 하필이면 쑥이 쑥쑥 자라 쑥섬이라 한다. 쑥이 쑥쑥 자라는데, 섬 전체는 놀랍게 정원이고 꽃밭으로 조성돼 있다. 그리하여 또 하나 반전을 완성한 게 '전라남도 제1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돼 버린 것. 반전은 계속된다. 섬은 보통 입도료를 받는다. 이것도 반전이다. 입도료가 양심. 양심 돈통이 있고, 여기에 탐방비를 양심껏 넣으면 된다(요즘은 5000원으로 통일돼 있다).투어는 쑥섬 정상, 83m까지 오르면 된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문구도 반전. '에베레스트 8848m, 백두산 2750m, 한라산 1950m. 별 차이 없군요'라는 푯말을 달아 도발을 한다. 지루할 틈도 없다. 등산 코스가 정원처럼 테마형이다. 원시림을 지나면 환희의 언덕. 멀리 보이는 아찔한 풍광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곳을 지나면 몬당길. 전라도 사투리로 '만만하다'는 뜻이다. 이 너머가 쑥섬 투어의 절정 별정원이다. 쑥섬 산책길을 조성한 마을 주민 부부가 정성을 들여 가꾼 곳인데 구절초, 샐비어, 니포피아, 노란 달리아 등이 만발해 있다. 나로도가 있는 고흥의 핫한 테마 '우주'도 빠질 수 없다. 몬당길 너머가 바로 우주정원이다. 우주정원 안에는 미니 테마 '별정원 태양정원 달정원'이 둥지를 트고 있다.이쯤에서 10년 넘은 여행전문기자의 진짜 러브 꿀팁 하나. 쑥섬 여행의 골든타임은 뭐니 뭐니 해도 '일몰'이다. 썸 타는 사이라면 무조건 '일몰'만큼은 보고 가야 한다고 멘트를 던지실 것. 왜냐고? 뭍으로 컴백하는 배편, 정확히 일몰 전에 끊기니까.▶쑥섬 즐기는 Tip모성이 강한 섬이다. 마을 사람들은 쑥섬을 여자의 섬으로 부른다. 그렇다면 남자의 섬은? 바로 옆 사양도다. 두 봉우리가 하늘로 우뚝 치솟아, 보기에도 그런 느낌을 준다. 섬도, 세상도, 음양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법이다.◆ 백 투 더 원시…고흥 '시호도' 원시 체험의 섬으로 브랜딩한 시호도. 움막에서 숙식하며 원시 체험을 통해 모험심을 기른다. [사진 제공 = 고흥군청] 말도 안 된다. '원시 체험'으로 섬캉스를 올킬시켜버린 곳, 고흥 하고도 시호도다. 섬 이름은 좀 살벌하다. 시체의 '시(尸)'에 호랑이 '호(虎)' 자를 쓴다. 그러니까 하늘에서 내려다본 섬의 형태가 놀랍게도 널브러진 호랑이 시체를 닮았다는 뜻. 우주 발사체로 유명세를 탄 나로도 앞 구룡마을 선착장에서 배로 지척이다. '백 투 더 원시식' 힐링, 이게 꽤나 흥미롭다. 원시답게 통신은 두절. 입촌 때 휴대폰을 반납하고 퇴촌할 때 받아 간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원시 야생복장을 했는데, 요즘은 자제(?)모드. 편히 입으면 된다. 압권은 잠자리. 펜션도 민박도 아니다. 놀랍게 볏짚을 이어 붙여 만든 그 옛날 원시 움막에서 하룻밤이다. 움막은 모두 8개동. 4인 가족이 들어갈 만큼 넉넉하다. 움막 옆으로 산책로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텃밭 체험장, 뗏목 체험장, 패류 채취장이 포진해 있다. 멍 때리기 좋은 힐링 로드도 빠질 수 없다. 사색로라 부르는 이 코스는 1.4㎞ 정도씩 두 개 코스다.체험 기간은 보통 1박 2일이다. 당연히 당일치기도 된다. 전체 테마는 조난. 무인도의 조난 상황을 설정하고 미션을 수행해 가는 콘셉트다.먹는 것도 자급자족이다. 뭐가 됐든 잡아야 끼니를 때울 수 있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프로그램은 개막이. 바다 밀물 때 그물을 쳐두고, 썰물 때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잡는, 원시 그대로의 낚시법이다. 이게 대박이다. 재수 좋으면 학꽁치에 감성돔, 참돔까지 걸린다. 잡은 생선은 즉석에서 화덕에 구워 먹는다. '자연산'이니 오염 걱정도 뚝. 갯벌에서 채취한 고둥, 바지락도 곁들여 굽는다. 밥 짓는 화덕도 진흙으로 버무려 만든 옛날식이다. 석쇠에 갓 잡은 생선과 바비큐가 노릇노릇 구워진다. 감홍시가 터진 석양을 바라보며 가족의 행복을 기약한다. 별도 쏟아진다. 이틀째는 탐사와 모험의 날이다. 뗏목을 만들어 타고, 암벽 오르기, 집라인 타기 등을 즐기며 자연을 극복하는 단계다. 원시시대, 그 힘든 시절에도 '그래도' 이렇게 자연을 극복하며 살아갔던 거다. ▶시호도 즐기는 Tip코로나19로 방역 지침이 강화됐다. 입도료 등은 홈페이지 참고. 물이 귀하다. 섬에 물이 없어서다. 참가 체험객에게는 생수 작은 페트병 한 개씩이 지급된다. 물 귀한 줄 알라는 의미. 더 달라면 더 준다.섬캉스 핫플레이스◆ 걷기 좋은 섬 '연홍도'박치기 왕 김일의 고향 거금도 옆에 있는 작은 섬 연홍도. 걷기 좋은 섬으로 선정된 이곳, 놀랍게도 섬 안에 미술관이 있는 국내 유일의 섬이다. 아예 섬 전체가 지붕 없는 미술관. 폐교를 활용해 만든 연홍미술관과 마을 골목마다 예쁘게 단장된 담장벽화가 인증샷 포인트다. 지형적 특성으로 농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지금도 소를 이용해 밭을 경작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곳. ◆ 체험의 섬 '임자도'서해 남단 신안군 최북단 섬.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12㎞짜리 명사 30리 '대광해수욕장'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매년 4월 300만송이 튤립 축제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전국 꽃축제를 올킬시켰던 명물. 해변 승마 체험과 갯고랑 카약을 체험할 수 있어 체험의 섬으로 꼽혔다. '임자 3미(민어, 병어, 새우젓)'만큼은 꼭 드셔보실 것.◆ 사진 찍기 좋은 섬 '위도'홍길동이 꿈꾸던 율도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섬, 위도. 부안에서 서쪽으로 13㎞ 지점에 있다. 생김새가 고슴도치를 닮아 '위(蝟)'도다. 벌금리 퇴적암은 호수로 유입되는 다량의 화산쇄설물과, 호수 바닥과 가까운 곳에 물의 흐름에 의해 형성된 다양한 퇴적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게 매력. 정점이층리, 역점이층리, 괴상구조, 층상구조 등 살아 있는 지질학의 보고다.[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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