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잘 지내시지요?

인도에서 문안드립니다. 방금 전에 게시판에서, 태국의 장정수 선교사님의 글을 읽고 크게 도전을 받습니다. 저도 언제나 그렇게 되려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도에 도착한 첫 날 밤 자는 둥 마는 둥 하며 새벽을 맞았는데, 창가에서 들려오는 까마귀 소리에 선잠을 깨고, 창문 사이로 넌지시 보이는 까만 피부색의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 때 그 창가의 창살이 마치 감옥 속의 창살처럼 느껴졌었드랬습니다.

인도에 정탐여행 한 번 없이, 아무런 정보도 없이 오다 보니, 인도는 아이스크림도 없는 문명에 뒤떨어진 나라로만 알았었습니다. 그래서 딸과 더불어 한국을 떠나기전에 원없이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하고 실컷 먹고 비행기를 탔었는데, 인도에 도착하자 마자 감기가 들어서 고생을 했습니다.

인도는 아이스크림도 있고, 과일도 싸고, 다양합니다. 그리고 매우 발달된 현대문명과 고전 문화가 함께 어울어져 공존해 가는 곳입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있을 것이 다 있습니다.

참 오랜 만에 소식을 띄우려니, 글이 두서 멊이 나오는군요. 답답한 곳으로 느껴졌던 인도, 복음의 영광을 위하는 마음이 아니라면, 하루 속히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인도였는데, 오늘은 인도에서 오래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델리에서 좀 떨어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여 정착하는 일이 거의 마무리 된 까닭인 듯 합니다. 행정적으로 외국인이다 보니, 비자를 연장하고 주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경찰에게 돈을 뜯기는 사례도 있고, 행정적으로 매우 느리게 처리되는 부분이 있어서, 사람을 매우 지치게 합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모든 서류를 완벽하게 준비해서 갔더니, 한 푼도 뜯기지 않고, 일이 빨리 처리되었습니다. 경찰이 하는 말이 베리 클레버하다고 하는데, 칭찬인지, 두고보자는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기분이 좋습니다.

외국인으로서 타국에서 겪는 어려움 내지는 서러움도 있지만, 외국인이기에 얻는 잇점도 있습니다. 내게 불리한 일은 못알아 듣는 척 하고, 내가 할 말은 하니 말입니다. ㅎㅎㅎ...

5월 초에 이동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전화도 없고, 인터넷에 접근할 길도 어렵고, 전기 문제, 안전 문제 등등 여러 문제들을 처리해야 했는데, 두 달이 지나고야 전화도 설치되고, 인터넷도 좀 느리지만 설치를 완료하고 행정적인 여러 일들을 거의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제 한국면허증을 인도면허증으로 교체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 일도 모든 서류를 다 준비해 놓은 터라, 수월하게 처리되리라 생각하지만, 문제는 몇년을 주느냐가 문제입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처럼 역사하셔서 행정 공무원의 눈을 주장하셔서, 가릴 것은 가리고, 볼 것은 보게 하셔서 형통케 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뭏든 저희 가정은 인도에서 2년째를 맞이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건강도 좋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쫄깃 쫄깃한 족발이 눈에 어른거리네요. ㅎㅎㅎ조우커였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늘 승리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