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정담/한국 교회가 희망이다 ③ 교단 합동 이후]‘접목’ 진통 있지만 결국 뿌리는 하나

교단합동은 ‘보수신앙 확산’ 큰 사명 부여받은 것…크게 멀리 보자

학적관리·대회제 실시 등 해결과제, 결의정신 존중하며 풀어가야

2008년 01월 22일 (화) 13:45:55 강석근 기자 harikein@kidok.com

예장합동과 예장개혁이 합동 후 만 2년 4개월이 지났다. 양 교단의 합동과 관련해 숱한 말들이 오가고 많은 의혹들도 제기되었지만 총회는 거대한 항공모함처럼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당시 합동을 추진했던 증경총회장 서기행 목사와 홍정이 목사를 만나 당시의 상황을 회고하고 앞으로 장자교단이 나갈 방향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서기행 목사 (증경총회장)

목사 재교육 문제도 개혁 측만 할 것이 아니라 합동 측 목회자도 대상자가 있으면 당연히 받아야 합니다.

서기행 목사(이하 서 목사): 2003년 임태득 총회장 당시 증경총회장위로회가 지리산에서 열렸습니다. 그때 이재영 총무가 개혁 측이 합동을 원한다고 발언하여 우성기 장로 등이 편목도 받는데 개혁 측의 광주는 보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추진하자고 힘을 실어줬습니다. 모두 신앙의 동지라 생각하고 합쳐야 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임원회에서 합동위원회를 조직하고 이후 15인 위원을 선정한 뒤 합동 측 5명, 개혁 측 4명의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절차를 밟아 나갔습니다.

홍정이 목사(이하 홍 목사): 개혁 측에서는 당시 합동이 되겠느냐, 영입이 아니냐, 들어가면 편목 취급 당한다 등의 의견들이 높았습니다. 일부에서는 서 총회장 때 합동하지 말고 황승기 총회장 때 합동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인사들이 서 총회장이 아니면 합동은 힘들 것이라고 설득하여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서 목사: 2005년 6월 21일 팔래스호텔에서 모여 12개 조항 합의서를 발표하고 만장일치로 합동하기로 한 뒤 적지 않은 벽들이 있었습니다. 평강제일교회와 광성교회 건이 터져 총회에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많은 부분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저는 평강제일교회에서 강사로 초빙했으나 가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총회임원들이 연루되자 호되게 질타를 하기도 했습니다. 개혁과 합동은 사람이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첫째는 합하라는 것을 하나님 말씀으로 받아 들였고 둘째 호남에 개혁 측 교회가 많아 예장합동 교단이 전국총회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합동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끝으로 항상 예장통합에 장자교단이란 이름을 빼앗긴 느낌이었는데 진정한 장자가 탄생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홍정이 목사(증경총회장)

대회제는 폐기가 아닙니다. 합동당시 추진하기로 했던만큼 결의정신은 존중하여 실시해야 합니다.

홍 목사: 비대위가 구성되자 합동측 큰 교회 목회자들이 합동을 해 줄지 의문이라는 의견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개혁 측 젊은 목회자들의 요구에 따라 총회 당시 대전에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 두기도 했던 것입니다.

서 목사: 대전에서 모일 때 개혁 측 증경총회장과 총대는 인정키로 했습니다. 현재 목회자는 정회원으로 그대로 받기로 했습니다. 또한 광신대 당시 입학생까지 강도사고시 응시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내부에서 갈등도 높았습니다. 평강제일교회와 광성교회 문제가 너무 커서 개혁 측과 합동은 합동만 선언하고 다음 회기에 하자는 주장도 굉장했습니다. 뒤돌아보면 정말 기적입니다. 대전중앙교회에서 열린 제90회 총회에서 합동을 결의할 때 기립하라고 했던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합동선포 후 개혁 측 총대들이 입장하여 이후에 총회임원선거를 했습니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은 것입니다.

홍 목사: 예장합동과 예장개혁이 합동한 후 2년간 합동후속처리위원회가 가동되어 학적이관을 비롯한 몇 가지 사항만 제외하고 대다수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노회명칭도 잘 정리된 것 같습니다.

서 목사: 노회는 총회에서 분립합니다. 목사는 총회가 허락하여 노회에서 장립합니다. 당시 합의원칙은 노회는 헌법대로 21당회로 하되 일단 개혁 측 노회는 15당회도 인정하고 3년 후 21당회로 한다고 정치적으로 결의했습니다. 목사 역시 합동 당시의 목사는 정회원이 되고 합동이후에 받으면 편목이 되는 겁니다. 광신대 출신은 문제가 없습니다. 군소신학 출신자들을 인정하면서 다소 문제가 발생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부분은 총회가 받자든지, 특별교육을 받게 하든지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격인준을 총회가 해 줘야 합니다. 무조건 한꺼번에 무자격자라고 하면 안됩니다. 노회문제도 그렇습니다. 기존 합동 측에도 지역노회를 떠나 있는 노회가 있습니다. 물론 개혁 측도 있겠죠. 그러면 개혁 측 무지역노회가 전에 있었다면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합동 후에 만든 무지역노회는 당연히 안 되는 거죠.

홍 목사: 학적이관도 쟁점입니다. 총회기관의 합병은 다 되었는데 현재 구 개혁 측 학적취득 및 교육을 위한 위원회가 백방으로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으니까 조금만 지켜보죠.

서 목사: 확실한 것은 광신대는 총신대와 동등하지 않다는 겁니다. 광신대는 칼빈대 대신대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는데 총신대와 똑같이 해 달라고 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대회제가 유보된 것도 총신대와 지방신학교를 동등하게 처리해 달라는데서 의견 차이가 컸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홍 목사: 대회제 유보는 참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합동 당시 총회헌법에 명시된대로 실시하자고 했는데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 목사: 당시 대회제연구위원회(위원장:김준규 목사)가 내놓은 방안은 5개 권역으로 나눠 실시하자는 안이었습니다. 그런데 부결되고 1년 더 연구하기로 했습니다. 대회제는 누가 뭐라해도 실시해야 합니다. 1만 교회가 넘으면 총회차원에서 관리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각종 재판 건도 처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총회유지재단 가입률이 낮고, 총신대와 지방신학교를 동등하게 해 달라는 이유를 들어 유보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건 구실에 불과합니다. 지난 총회에서 대회제 결의는 유보한 것이지 폐기한 것이 아닙니다.

홍 목사: 명쾌하게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회제는 폐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합동 당시 이 부분을 추진하기로 했던 만큼 합동결의정신을 존중하여 대회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서 목사: 개혁교단 목회자들이 광주에서 모인다고 하니까 총회임원회에서 제재를 가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홍 목사: 개혁 측 목회자들이 개혁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모임을 주선한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총회 안에 이런 그룹이 있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섭섭한 것이 있으면 대화를 통해 풀거나 절차를 밟아 해결해야 합니다. 세를 과시하는 시위의 모습은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서 목사: 그렇습니다. 헌법대로 해야 합니다. 노회가 총회에 헌의를 해서 일들을 처리해야 합니다. 우리 총회는 기관과 노회만이 헌의를 할 수 있습니다. 임의단체에서 올리는 것은 받을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합법적인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홍 목사: 옳은 말씀입니다.

서 목사: 시시비비가 일면 먼저 총회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홍 목사: 합동 측과 개혁 측의 합동은 분명히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합동과 개혁은 한 뿌리에서 출발한 가지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신학과 신앙이 같기 때문에 이제는 보수교단의 뿌리를 견고히 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교회사에 남을 일을 우리가 한 것입니다.

서 목사: 장자교단에 책임을 주신 것입니다. 선교와 봉사에 더 막중한 책무를 느끼며 주도적으로 한국 교회를 이끌어 가도록 해야 합니다. 지도자적인 역량을 키우고 유능한 인재양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홍 목사: 교단 합동 이후 많은 부분이 처리되었지만 학적정리, 총신대 교수채용, 대회제 실시, 구 개혁 측 무지역노회 정비 등 미진안건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빨리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총회결의라면 신속하게 처리되길 원합니다.

서 목사: 합동 측에 무지역노회가 있는만큼 개혁 측도 같은 자격을 주었으면 합니다. 차별해서는 안됩니다. 목사 재교육 문제도 개혁 측만 할 것이 아니라 합동 측 목회자도 대상자가 있으면 당연히 받아야 합니다. 개혁 측만 거절하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교역자 청빙시 굳이 총신출신을 구분할 것이 아니라 총회에서 인정하는 신학교 출신자로 확대해서 공고가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홍 목사: 아무튼 젊은 후배 목사들이 어깨를 펴고 쑥쑥 자라 우리 교단의 기둥이 되길 기도합니다. 그래서 여러 분야에서 지도자로서 역량을 키워나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서기행 목사(왼쪽)와 홍정이 목사가 교단 합동을 회고하며 앞으로 나갈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