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개혁측 학적취득 및 교육 문제

제90회 총회(2005년 9월)는 양교단(합동측과 개혁측)이 합동되었음을 선언하였다. “바른신학과 신앙”을 추구하며,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가 되는 새 역사”를 이루었다. 이제 합동한지 만 3년을 향해가고 있다. 합동될 당시 총회 모든 회원들이 기립 박수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던 때를 기억한다.

고인이 되신 정규오 목사님은 1979년 교단 분열의 경우 “명목상으로는 신학적인 문제가 있었으나 감정적, 지방적인 것이 개입되어 있었으며, 잘잘못을 떠나 그 역할을 했던 나로서는 합동하는 일을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의지대로 “신학과 신앙이 같은 교단”이기에 합동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그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1960년 12월 고신측과 합동하고 나서 1년 후인 1961년 11월에 합동원칙이 파기되고, 다음해인 1962년 10월에는 합동원칙에 따라 폐쇄된 고려신학교를 복교시키고 1963년 9월에 고신측은 합동교단을 떠나 환원해 가버린 쓰라린 역사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개혁측과의 합동이 고신측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개혁측과 합동 후 가장 민감한 것은 바로 “구개혁측 목회자 학적취득에 관한 개인별 기초자료” 수집과 그 자료에 근거해서 “어떻게 총신 학적을 취득”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제92회 총회(2007년 9월)는 “구개혁측 학적취득 및 교육을 위한 위원”을 조직하여 이 일을 진행하고 있다.

합동원칙 합의서 제4항에 보면 “양 교단 총회산하 각 노회 소속 목사는 공히 그 자격을 인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8항은 “총회 개혁신학연구원”의 “졸업생의 학적 일체는 총신대학원이 관리하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합동 후 총회개혁신학연구원이 없어져 버렸기에 그 졸업생의 학적은 총신이 관리하고 있다.

문제는 그 관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총신학적으로 바꾸어 관리할 것인지, 총회개혁신학연구원으로 관리해 줄 것인지, 합동 후 총회개혁신학연구원 졸업생들이 자신의 학적을 요구했을 경우 어떤 형식으로 응해 줄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합동 당시에 의논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다. 그런 관계로 이 부분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 차이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총신은 총신대로, 구개혁측은 그들 나름대로 서운한 감정과 엄청난 행정적 손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양교단의 서로 다른 입장 차이로 인해 이 문제가 불거질 무렵, 구개혁측에서는 합동을 했으면 구개혁측 목사회원들에 대해 자신들의 학적을 총신으로 단일화 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총신 입장에서는 총신을 졸업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총신학적으로 단일화 해 준다는 말인가 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구개혁측에서는 학적 단일화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난 구개혁측 노회에서는 제92회 총회(2007년 9월)에 학적취득을 하게 해 달라는 헌의를 하게 되었다. 일명 “구개혁측 학적취득 및 교육”이었다. 일정한 교육을 이수한 후에 학적을 단일화 해달라는 건이었다. 총회는 이유 있다고 보고 이 문제를 처리하기로 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위원을 구성하여 지금 현재 총회의 권위로 이 일을 진행해 가고 있다.

구개혁측에서는 합동 이후 총신으로 학적을 단일화 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본 교단인 합동은 “총신”을 최종학교로서 졸업하지 않으면 목사가 될 수 없는 직영신학교 운영체제를 갖고 있다. 합동 후 구개혁측 목회자들은 총신을 졸업하지 않았기 때문에 차후에 신분상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 실제적인 예로 지교회 목사 청빙시에 오로지 총신 졸업자로 한정하고 있기에 구개혁측 목회자들에게는 지교회 목회자 청빙 대상에서 제외됨으로 기본권이 침해당한다고 본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총신 학적으로 단일화 시켜 달라고 한다. 문제는 총회나 총신 입장에서는 무조건 모든 구개혁측 목회자들을 총신으로 학적을 정리해 주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적어도 총신이라는 학적은 일정한 수준의 신학수업을 요구한다. 문제는 구개혁측 모든 목회자들의 학적이 이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가? 총회는 이 부분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일단 “구개혁측 학적취득 및 교육을 위한 특별위원회”에서는 기초 자료조사를 해 보자는 것이다. 이는 구개혁측 인사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된 모양이다. 지금은 어느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일단 총신 학적취득 및 교육의 방법은 결정된 바가 없다. 기초 자료 조사가 있는 후에 논의될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고 본다.
1. 제92회 총회가 총신 학적취득 및 교육을 위해 결의해 줄 때 구개혁측 목회자들의 의무사항인가, 총신학적을 원하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선택 사항인가?
2. 학적 취득 및 교육을 위한 기초 자료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3. 합동원칙합의서에 양교단 노회에 소속된 목사의 신분은 공히 인정한다고 했다. 이 신분은 총신학적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가? 총신학적을 취득하지 않아도 본 교단 소속 신분에는 이상이 없는가? 아니면 신분상 불이익이 있는가?

부탁하고 싶다.
이 일은 기획사찰도 아니요, 특정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 이번 기회에 이 부분이 말끔하게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문제는 총신이나, 특별위원회에서는 특별한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논리적으로, 이론적으로는 맞는데 정치적으로 맞지 않는 경우가 있고 정치적으로는 맞는데 논리적으로는 맞지 않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최선의 지혜를 동원해서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

장로회 역사ㆍ헌법 연구소
소재열 목사

      
소재열 (2008-02-05 오후 11:16:50) IP:121.132.xxx.xxx
 
특별위원회는 구개혁측 목회자들의 "합동할 당시 합동원칙 합의서에 명시된 본 교단 목사 신분(회원권)"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총신 학적 취득과 교육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만약에 총신학적 취득 및 교육을 본 교단 소속 회원, 신분에 대한 기본권을 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연계하여 처리한다면 합동원칙 합의를 파기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학적 취득 및 교육은 본 교단 소속 목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먼저 양교단 합동으로 본 교단에 가입이 결정된 후(본 교단 목사 신분으로는 문제 없음) 총신학적으로 단일화 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정치 15장 13조, 일명 편목은 총신학적을 취득한 후 강도사 고시에 합격하여 노회에서 강도사 인허를 받는 시점이 본 교단에 소속 시점이라고 총회가 결의했다. 이번 구개혁측 목회자 학적 취득 및 교육은 교단 가입을 위한 총신 교육이 아니기에 강도사 고시를 응시할 필요가 없다. 이 점에 대한 바른 이해가 바로 이번 학적 취득 및 교육의 법적성격을 이해하는 길이다. 학적 취득이 교단 가입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총신학적으로 단일화 하기 위한 목적으로 순전히 정치적인 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정치 논리가 앞설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