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조선일보 사설의 서두 부분이다.

국보 1호를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주었다는 것으 좋으나 아무리 한들 시골동네 우산각보다
못하게 관리해온 정부 당국이나 서울시. 그리고 문화재청 등등이 실망을 넘어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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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들이 몇 년 전부터 밤이면 수시로 숭례문 문루(門樓)에 올라가 잠을 자고 라면을 끓여먹고 술을 마셔 왔다고 한다. 서울역과 인근 지하도를 떠도는 노숙자들이 공통되게 말하는 목격담이다.

"숭례문에 붙어 사는 사람이 적어도 5~6명 된다." "추우면 깡통에 불을 피워놓고 잔다." "일주일 전에도 밤에 문루에 갔더니 10여 명이 모여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여름이면 시원한 문루에 30명쯤이 몰려든다. 대소변 냄새가 진동하고 소주병, 막걸리병, 과자봉지가 널브러져 있다." 이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숭례문이 국가의 보호를 받는 국보 자리에서 밀려난 지 이미 오랜 셈이다.

노숙자들은 공사장에서 훔쳐 온 사다리 둘을 CCTV 카메라가 미치지 않는 숭례문 측면 두 귀퉁이에 걸쳐 놓고 드나들었다고 한다. 경비업체 직원들이 적외선 감지(感知) 경보를 듣고 출동해 노숙자들을 끌어내기도 했지만 심야엔 쫓아내지 않고 놔두거나 아예 나와 보지도 않았다고 노숙자들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