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과 총무의 갈등을 지켜보면서

모든 분야, 모든 영역에서 갈등은 늘 존재한다. 갈등이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정치적 리더십이 문제일 뿐이다. 특히 정치적인 행위의 문제일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진리의 문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비본질적인 문제일 경우에는 얼마든지 타협하고 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인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할 때 본인들뿐만 아니라 그 공동체 속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심각한 혼란과 분열을 초래한다.

본 교단을 대표하며 회무 일체를 총괄한 총회장과 상무직원으로서 총회장의 지시 하에 총회와 관련되는 내외의 사무를 헌법과 규칙 범위 안에서 장리하는 총무와의 갈등 문제가 표면화 되면서 각종 언론에 공개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성숙하지 못한 일처리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본 교단 내무적인 문제, 특히 임원회 내부적인 문제가 총회 전체로 이슈화 되면서 언론에는 좋은 뉴스거리를 제공하는 듯한 현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여러 갈등의 원인들이 있지만 필자는 제93회 총회 장소 문제와 그와 관련된 문제를 중심으로 언급해 보고자 한다. 2008년 3월 5일자 기독신문은 다음과 같이 총회장과 총무와의 쟁점 사항을 인터뷰한 내용을 싣고 있다.

“제93회 제주총회 준비에 앞서 모 여행사와 임의계약: 총회장: 총회 임원회 결의도 없이 특정 여행사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호텔은 물론 항공편까지 계약을 해 놓았다. 거기다 일부 관계자들이 여행사한테 부적절한 접대를 받았다. 제주총회와 관련 지나치게 앞서갔다. 총무: 여행사건은 지난 회기 총회임원회와 모 여행사 간 가계약을 맺은 것이다. 항공권과 숙박권 확충을 위해 계약했을 뿐이다. 여행사는 그동안 총회행사를 많이 치러 검증된 곳이라 생각하여 협정을 맺은 것으로 안다.”

본 교단 총회 장소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총회 규칙 제6장 제17조에 “총회 소집 장소는 전회에서 미리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93회 총회의 전회란 제92회이다. 그러나 제91회 총회 임원회(회장 장차남)는 2007년 2월 21일 임원회에서 “총무 이치우 목사로부터 제주컨벤션센타 현지답사 보고를 받고 2008년 총회(제93회)는 이기풍 목사 제주선교 100주년을 기하여 제주도에서 개최하기로 하다”라고 결의해 버렸다(제92회 총회 보고서 97쪽).

또한 제91회 총회 임원회는 “제92회 총회 장소는 연정교회(김용실 목사)로 하기로 하다.”라고 결의하였다(제92회 총회 보고서 89쪽).

문제는 제91회 총회임원회는 “총회 소집 장소는 전회에서 미리 정한다”라는 총회 규칙 제6장 17조를 제93회 총회 장소까지 결정한 것으로 이해했나 보다.

관례적으로 총회 현장에서 다음회의 총회 장소를 결정하지 않고 임원회가 결정하여 총회에 보고한다. 그렇다면 제91회 총회 임원회는 제92회 총회와 제93회 총회를 모두 결정하여 총회에 보고한 셈이다. 그리고 91회 총회 임원회가 제93회 총회 장소와 그와 관련사항을 주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제92회 총회 임원회는 제93회 총회 장소 결정과 그 관련사항에 대한 결정권을 박탈당한 셈이다. 그러나 현 총무는 제93회 총회 장소와 그와 관련된 문제는 이미 제91회 총회 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 제93회 총회 장소 문제에서 그 장소의 경비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총회 기간 장소 대여료가 1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꼭 그런 곳에서 총회를 해야 하는가는 문제가 또 쟁점이 되고 있다. 산 너머 산이다.

1959년 통합측과 분열 당시 제주도의 모든 교회가 통합측에 속했다. 본 교단 합동측은 전무했었다. 그러다 보니 통합측은 제주도에서 총회를 소집해도 큰 교회가 있기 때문에 장소 문제는 걱정없다. 그러나 본 교단 합동측은 총회를 개최할 만한 큰 교회가 없다. 그래서 제주컨벤션센타를 택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우리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데 장소 문제와 소요 경비 문제로 갈등을 보이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이 원칙이고 그 원칙을 집행해 나가는데 있어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혼란이 있을 뿐이다. “거기다 일부 관계자들이 여행사한테 부적절한 접대를 받았다.”라는 이야기들이 나올 정도이고 보면 이 이야기가 사실관계에 따른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인 문제는 둘째 치고 이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의 미숙한 일처이라면 많이 생각해 봐야 한다.

원만하게 합리적으로 잘 처리되어 제93회 총회가 은혜 가운데 잘 진행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장로회 역사ㆍ헌법 연구소 

소재열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