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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 자 교회 금산교회와 이자익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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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2008-05-14 (수) 15:40 | ㆍ분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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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자 교회: 금산교회  세상 권력과 부귀를 넘어 올바른 신앙의 지표를 세우다  ◇ 설교단에서 본 예배실 내부 전북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 복음이 들어오기 전부터 지금까지 불교와 증산교, 각종 사교가 세력을 떨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산골에 위치한 금산교회를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백 년 전 신앙이 금산교회를 통해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내로라하는 교회들도 천민이 장로가 되고 대접받는 교회가 못마땅해 양반 교회를 만들어 옮기던 시절, 금산교회는 당시 유교사회 최대의 가치였던 반상과 빈부의 격차를 뛰어넘었다. 금산교회를 통해 다시 배운다. 오늘날 평신도는, 목회자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 남자석에서 본 교회 내부 노령산맥 줄기 모악산(母岳山) 기슭, 전북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에 자리한 금산교회(金山敎會). 김제시에 내려서도 40여분 차를 타고 산길을 구불구불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작은 시골교회다. 올해로 창립 103년을 맞는 금산교회 왼편으로는 1.400여년 전인 백제 법왕원년(서기 599년)에 창건된 국내 굴지의 대고찰 금산사(金山寺)가 있다. 뿐만 아니라 금산리에는 대순진리 증산교의 본부가 있다. 1909년 증산교의 창시자 강증산이 사망하자 그 신도들이 나뉘어 각 종교를 일으켰는데, 난립하는 신흥종교의 숫자만 해도 100여 개가 넘는다. 흔히 금산리 일대를 한국의 종교전시장(宗敎展示場)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조덕삼 장로 조덕삼의 집에서 시작된 금산교회 금산리에 복음이 들어온 것은 1904년, 미국 남장로회 개척 선교단원으로 내한한 선교사 테이트(L.B. Tate·한국명 최의덕) 목사에 의해서다. 당시 금산리는 금광과 사금(砂金)이 유명해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또 지금의 국도 1번 자리인 목포와 신의주 중간에 위치한 교통의 요충지였다. 테이트 선교사는 전도를 위해 전주에서 정읍까지 말을 타고 왕래하며 그 중간지점인 금산리에 머물곤 했다. 금산리에 머물 때는 이 일대에서 가장 큰 부자로 금광과 많은 땅을 소유한 조덕삼(趙德三)의 마방(馬房)에 말을 맡기고 묵어가곤 했다. 조덕삼은 젊었을 적부터 성격이 호탕하고 붙임성이 좋아 지나가는 나그네도 하룻밤을 자고 가자하면, 사랑채에 재우며 배불리 먹였다. 조덕삼의 집안은 대대로 유교를 믿는 보수 가문이었지만 격의가 없고 개혁적인 성품으로 서양선교사와 어울리는 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조덕삼은 마방에 묵고 있던 테이트를 청해 복음을 듣고, 자신의 사랑채를 예배처소로 내놓았다. 1905년 테이트 선교사는 조덕삼의 사랑채에서 첫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이날 예배에 참석했던 교인들은 조덕삼 부부를 비롯해서 그 집에서 일하고 있던 머슴 이자익, 그리고 같은 마을에 사는 박희서 부부, 왕순칠, 왕창순, 강평국, 김재선, 곽동호, 박윤근, 김윤찬, 송은혜, 그리고 조덕삼의 아들 조영호 등이었다. 반상(班常)을 뛰어넘는 신앙 10월 11일에는 테이트 선교사의 집례로 조덕삼, 이자익, 박희서 3인이 최초로 세례를 받고 성찬 예식을 거행한다. 이날 조덕삼과 함께 세례를 받은 이자익은 조덕삼 집의 머슴이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고아가 된 이자익은 호구지책을 위해 고향인 경상남도 남해를 떠나 곡창지대인 김제로 찾아온 인물이다. 소학교도 변변히 다니지 못했지만 총명하여 조덕삼 집에 마부로 있으면서 틈틈이 독학을 했고 주인을 따라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그 뒤 조덕삼과 이자익은 힘을 모아 금산교회를 세우는 데 앞장섰다. 교회는 날로 성장했다. 1907년 두 사람은 금산교회의 영수로 임명되었다. 교인수가 200명을 넘자 장로를 뽑기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교인들과 마을사람들은 당연히 조덕삼 영수가 먼저 장로가 되리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이자익 영수가 장로로 추천된 것이다. 반상(班常)의 법도가 엄연하던 시대에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큰 술렁임이 있었다. 그러나 조덕삼 영수는 곧바로 일어나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 사랑하셔서 젊은 일꾼을 세워주셨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이자익 장로께 축하의 박수를 드립시다.”라고 말했다. 이자익 장로가 강단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할 때 조덕삼 영수도 함께 예배를 드렸다. 집에서는 다시 주인과 머슴으로 돌아갔다. 공과 사가 분명했다. 반 년 뒤 조덕삼 영수가 2대 장로로 장립된다. 조덕삼 장로는 교인들과 함께 이자익 장로의 평양신학교 입학을 기도와 물질로 돕는다. 1910년 평양신학교에 입학한 이자익 장로는 1915년 제8회 졸업으로 그 해 가을 목사안수를 받는다. 조덕삼 장로는 이자익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했고, 1915년부터 금산교회의 2대 목사로 본격적인 목회를 시작한다. 신앙에 있어 보수적이던 금산교회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개방적이고 진취적이었다. 조덕삼 장로의 아들 조영호가 조직한 청년회와 축구부가 일대에 큰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또 교육에도 앞장섰다. 조덕삼 장로는 1906년 금산교회 부설 유광학교를 설립해 청소년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켰다. 한글과 한국역사와 성경을 가르쳤다. 여자반도 따로 마련해 한글과 성경을 가르쳤는데 한글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학습과 세례를 주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조덕삼 장로의 아들 조영호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6대 장로로 금산교회와 유광학교 교장을 맡아 섬겼는데 일제의 탄압으로 감옥에 가기도 했다.  ◇1919년 8월 24일자 당회록 100년 역사를 지키고 있는 ㄱ자 예배당 1908년, 조덕삼 장로를 건축위원장으로 교회당을 짓는다. 조덕삼 장로가 돈 15환을 헌금, 모악산 배재에 있던 전주 이씨 집안 제실을 사들여 옮겨온다. 일자형 집 모서리에 동쪽 방향으로 두 칸을 더 달아내어 지금의 ㄱ자 교회당을 완성한다. 건물은 전형적인 조선 중부지방의 구조로, 교회당을 ㄱ자형으로 지은 것은 남녀칠세부동석의 유교 관습에 따른 것이다. 물론 출입구도 남쪽과 동쪽으로 따로 내었다. 처음에는 남녀가 서로 쳐다보지 못하도록 흰 휘장을 둘러치기도 했다. 강단에 서는 목사도 마찬가지로 남자석만 쳐다보고 설교하게끔 했다. 내부구조는 일렬로 길게 뻗히는 쪽마루 형식으로 하고 강단의 높이를 50cm로 높이 설치한 것 등은 모두 서양식 건축법을 따른 것이다. 모든 재목을 깎아서 맞추는 이음새 맞춤법으로 못을 사용하지 않았다. 교회당 상량(上樑)이 남녀석에 각각 하나씩 두 개인데 남자석에는 한자로 고린도후서 5장 1~6절이, 여자석에는 한글로 고린도전서 3장 16~17절을 붓글씨로 써 놓았다. 상량문은 100년이 지나도록 선명하게 남아 있다. 금산교회당은 태평양 전쟁이나 6·25전쟁 중에도 폭격을 당하지 않았다. 한국동란 때 일시적으로 인민군과 빨치산이 교회당 건물을 그들의 사령부로 사용하기도 했으나 손상되지 않았다. 이 ㄱ자 예배당은 1999년에 전라북도 문화재 제136호로 지정되었다.  ◇테이트 선교사 100년을 넘어 열매 맺는 신앙 이자익 목사는 일제시대 이래 단일 기독교 교단이던 조선야소교장로회 총회장을 세번(13·33·34대)이나 역임했다. 또 제22, 23, 24, 25대 경남노회장을 역임하고 전국에 20여 개의 교회를 설립했다. 그는 무엇보다 청빈한 삶을 실천했다. 젊은 시절 큰 교회의 청빙을 거절하고 작은 시골교회를 지킨 농촌 목회자였다. 입각을 권유한 함태영 부통령의 제안을 거절하고 ‘장관보다 목회자’로 종신할 뜻을 밝힌 일화도 유명하다. 은퇴할 나이인 70세에 대전노회와 현 대전신학대학교를 설립하는 열정이 있었다. 2005년 4월 19일, 대전신학대학교는 교내에 초대학장을 지낸 ‘이자익 목사 기념관’을 개관하고 <이자익 이야기> 출판 기념예배를 드렸다. 이자익 목사와 조덕삼 장로의 후손들도 선조의 신앙을 따르고 있다. 현재 대전제일교회에 출석하는 이자익 목사의 손자 이규완 장로는 연변과학기술대학의 교수로 헌신하고 있고, 조덕삼 장로의 손자 조세형 장로(전 주일대사)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금산교회의 9대 장로로 봉사하고 있다. 올해로 103년을 맞는 금산교회. 금광은 이미 문을 닫았지만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반짝이는 신앙의 현장은 그대로 살아 금산교회를 찾는 이들을 반긴다. 조덕삼 장로와 이자익 목사의 신분과 빈부의 격차를 뛰어넘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금산리 산골이라는 지역을 뛰어넘고, 시대를 뛰어넘어 전해진다. 오늘 우리는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해 무엇을 뛰어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이인수 담임목사 세상을 감동시킨 신앙의 발자취 더 널리 알리고파 전라북도 옥구군의 섬에서 고기를 잡던 뱃사람이었다는 이인수 담임목사. 스스로 목소리도 크고 아는 것도 없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1989년 전도사로 첫 부임한 금산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뒤에도 시무하는 등 금산교회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깊다. 금산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금산교회는 한국기독교 역사상 유일하게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ㄱ자형 교회다. 1988년 새 성전을 완공하면서 예배와 행사 등에 사용하고, 문화재예배당 건물은 당회록과 사진, 옛 단상과, 100년 된 풍금 등을 전시해 놓은 역사관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1999년 이후 일본 NHK에서도 취재를 다녀갔고, 일반 언론과 교계 언론에서도 다녀갔다. 교회를 직접 보고 교회 역사를 직접 듣기 위해 많은 이들이 다녀간다. 금산교회는 문화재적인 가치는 물론이거니와 조덕삼 장로와 이자익 목사 등 걸출한 인물들의 신앙이 많은 감동을 주는 교회다. 대전신학대학교에 이자익 목사 기념관이 생겼는데. 2005년 4월 19일 열린 행사는 초교파적으로 치러졌다. 400여 명의 내빈 가운데는 이자익 목사님의 후손은 물론 조덕삼 장로님의 후손도 있었다. 조덕삼 장로님의 손자 조세형(전 국회의원, 주일대사 역임) 장로님이 축사를, 이자익 목사님의 손자 이규완(대덕 연구원 공학박사, 중국 연변과기대 교수) 장로님이 인사말을 맡았다. 이규완 장로님은 그 많은 사람 있는데서 조세형 장로님에게 가서 허리를 숙여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우리 할아버지께서 주인을 잘 만났습니다. 만약에 우리 할아버지께서 주인을 잘못 만났다면 오늘날 우리도 없고, 우리 할아버지도 안 계십니다.”라고 조덕삼 장로님에 대한 존경을 표한 뒤 끝에 가서 “우리 할아버지의 후손들은 할아버지의 업적만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할아버지 못지않게 신앙생활을 잘해서 사회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영광 가리고 할아버지의 명예를 손상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해 참석자들을 감동시켰다. 100년 전 선조의 신앙을 후손들이 그대로 이어받아 섬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앙의 뿌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일화가 있다면. 유광학교를 세우고 3.1운동에도 참여했던 조덕삼 장로님이 신병으로 1919년 12월 17일 갑자기 소천할 지경에 이르렀다. 마지막 돌아가실 때 자손들에게 유언하기를, “절대로 우상 섬기지 말고 제사 지내지 말라, 예수를 잘 믿어야 나를 만날 수 있다.”고 하며, 숨이 끊기기 직전까지 찬송가 525장(주 믿는 형제들)을 불렀다. 금산교회는 조덕삼 장로님의 아들과 손자까지 같은 교회에서 3대째 장로 직분으로 섬기고 있다. 흔치 않은 경우다. 앞으로 금산교회의 방향은. 교회의 목적이 복음을 전하는 데 있지 않는가. 사교가 우글대고 불교와 유교가 뿌리 깊은 이곳에서도 복음은 꽃피었다. 이 지역 주민에게뿐만 아니라 금산교회를 방문하는 신자들과 비신자들에게도 복음의 진수를 전할 수 있는 ‘작고도 큰 교회’의 사명을 다했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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