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은 사물로 하여금 사물이 되게 하는 힘의 원천이면서, 현 실재의 진위를 가리는 판단척도입니다. 고대 희랍 사람들은 기본적인 사상으로 두 개의 세계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본질의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허(虛)의 세계입니다. 우주의 어디엔가에 실체의 세계 즉, 본질의 세계가 있고 공간과 시간이 있는 이 세계는 그림자의 세계이며 빛깔이 연한 모형 또는 실체의 세계에 대한 반영 즉, 허(虛)의 세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사상이 성경 속에도 그대로 기술되어 있는데 특히 히브리서에 더욱 그러합니다.

예를 든다면, 지상에 있는 성전은 참다운 성전을 어슴프레하게 투영하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으며, 이 땅에서의 예배는 참다운 예배의 투영이며, 이 지상의 제사장은 참다운 제사장의 불완전한 그림자라고 했습니다. 고로 참다운 제사장만이 인간을 하나님께 가까이 접근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 가장 최고의 것이라 해도 그것은 아직도 불완전한 것이며 이상(理想)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지상에서는 세기의 사랑도 불완전한 것이 있으며, 최고의 지식도 모르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고, 최대의 업적에도 미완성의 부분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본질은 이 세상 저 편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인간은 추구하고 사모하고 동경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히브리서 저자는 오직 예수님만이 인간이 끊임없이 추구하고 사모하고 있는 본질로 우리를 인도하시며, 환멸의 현실로부터 모든 것을 성취하는 진실로(본질) 우리들을 인도하신다는 사실을 통찰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님에게 위대한 칭호를 붙여서 예수님은 ‘중보자’라고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허(虛)의 세계와 참의 세계 사이에 계시며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계셔서 본질로 이르는 길, 즉 하나님에게 이르는 길을 열고, 하나님과 인간을 일치시키고,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화해를 초래하여, 진실한 세계와 진실이 아닌 세계와의 단절을 제거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진실한 생명을 우리들에게 가져오시는 유일한 분이신 것입니다. 우리는 본질 즉, 참을 보고 알아야 합니다. 비본질에 의해 우리의 삶이 좌지우지되게 해서는 안됩니다.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에서 어느 노부부가 거장 「렘브란트」의 걸작인 ‘야경’을 감상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여러 복도를 지나 한참 걸은 뒤에 마침내 그 유명한 걸작 앞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안내인이 들으니 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말이 “자 봐요, 액자가 참 아름답지 않소?”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비본질을 본질보다 더 중하게 생각하며 사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오늘도 비본질에 속아 본질을 놓치는 누를 범하지 않는 지혜로운 성도의 삶을 영위하는 멋지고 매력있는 그리스도인들을 기대해 봅니다.